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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개신교 통하게 만든 은사주의

:천주교의 실상을 덮고 연합하게 만든 은사주의


- 정이철 목사


로마 천주교는 콘스탄틴 대제가 313년에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중지하기 위해 선포한 ‘밀라노 칙령’ 이후 로마의 교회가 서서히 변모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되었다. 로마 제국의 사두정치를 종식시킨 콘스탄틴 황제는 강력한 신흥종교였던 기독교를 통하여 넓은 로마 제국이 하나로 통일되기를 바랬다. 기독교는 그 이전까지 사나운 사자에게 찢겨서 참담하게 죽는 등의 극심한 핍박을받아 신자들이 세상에서 패가망신 하게 만드는 종교였으나, 밀라노 칙령과 함께 세상의 성공과 출세에도 크게 도움되는 종교로 변했다.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힘 있는 나라의 대표적인 종교가 되자 로마의 교회는 달콤한 세상맛에 깊이 취하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교회로 들어오도록 믿음의 문턱을 낮추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핍박받으면서도 굳건하게 붙들었던 사도들이 전수해 준 신앙은 흐릿해졌고, 반대로 로마에 원래부터 있었던 다양한 종교들의 잔재가 로마 교회 속으로 빠르게 유입되었다. 로마의 교회는 그렇게 성경과 멀어지면서 지금의 로마 천주교로 발전하였다.


사람들은 로마 천주교와 개신교를 ‘구교’-‘신교’, 또는 ‘큰 집’-‘작은 집’이라고 한다. 모두 적절하지 못한 말들이다. 종교개혁을 통하여 나타난 개신교를 로마 천주교에서 갈라져 나온 교회라고 할 수 없다. 로마 천주교가 성경으로부터 너무 멀리 벗어나자, 다시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의 가르침으로 돌아가기 위해 종교개혁이 일어났고, 그 결과 개신교가 탄생했다. 그러므로 개신교를 ‘신교’, ‘작은 집’이라고 부르면서 개신교가 로마 천주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개신교는 성경과 사도들의 가르침을 계승한 참다운 교회일 뿐이다.  


로마 천주교의 신앙의 중심적인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교황제도


로마 천주교의 핵심적인 내용과 교리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먼저 로마 천주교의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직분)인 교황에 대해서 살펴보자. 로마 천주교에서 교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A. ‘교황무오’


1869-70년에 개최된 ‘제 1바티칸 종교회의’에서 로마 천주교는 성경을 바르게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교황이며, 교황은 성경을 해석하고 교리를 제정함에 있어서 전혀 오류가 없다고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우리는 다음을 하나님이 계시하신 교리로 가르치고 정의한다. 로마 교황이 ‘엑스 캐소드라’(ex cathedra, ‘권위의 좌석으로부터’라는 의미)로 선언할 때 ... 그는(교황) 하나님이신 구세주께서 당신의 교회가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를 결정하는데 누리도록 계획하신 무류성(무오성)을 교황이 소유하고 있다.”(제 1바티칸 종교회의)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최고 목자이며 스승으로서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를 확정적 행위로 선언하는 때에, 교황은 자기 임무에 따라 무류성(무오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교황의 결정은 교회의 동의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마땅히 바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제 1바티칸 종교회의)


교황 피우서 10세는 제 1바티칸 종교회의에서 결의한 교황무오설을 적극 변호하면서 만일 누구든지 교화의 절대무오성에 도전하면 이단이라고 다음과 같이 경고하였다.


“교황에게는 오류가 있을 수 없다. 신앙과 도덕의 문제를 규정함에 있어 그는 절대무오하다 … 교황의 절대무오성(infallible)에 대한 교리는 바티칸공의회에서 성교회에 의해 정의되었으므로, 감히 교황의 절대무오성을 부인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바로 이단이다”(교황 피우스 10세, 요령집)


B. ‘그리스도의 대리자’


로마 천주교에서 교황을 부를 때에 사용하는 공식적인 여러 개의 호칭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그리스도의 대리자’(Vicarius Christi)라는 호칭이다. 로마 천주교의 교회법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주님으로부터 사도들 중 첫째인 베드로에게 독특하게 수여되고 그의 후계자들에게 전달될 임무가 영속되는 로마 교회의 주교는 주교단의 으뜸이고,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이 세상 보편 교회의 최고 목자이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임무에 대하여 교회에서 최고의 완전하고 직접적이며 보편적인 직권을 가지며 이를 언제나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다.”(교회법 제331조; 교리서 881)


다음은 서울의 암사동 성당의 홈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로마 천주교에 속한 모든 신자들은 교황이 ‘그리스도의 볼 수 있는 대리자’, ‘그리스도의 대리자’라고 교육받고 있다.


“교황은 베드로의 후계자요, 그리스도의 볼 수 있는 대리자이며, 온 교회의 으뜸이고,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과 더불어 하느님의 교회를 다스린다. 교황의 호칭은 교종(敎宗), 아버지(Papa, Pope), 로마의 주교,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의 으뜸인 베드로의 후계자, 보편교회의 최상 주교 등이다.”


그러나 지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죄인이며, 타락하였고,  죄와 허물에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감동하심으로 주어진 정확무오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의 말씀인 성경만이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할 수 있다. 천주교에서 교황이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한다고 하는 것은 교황이 성경을 해석하고 교리를 제정하는 활동을 하는데 있어 오류가 없다는 교리를 수립하였기 때문이다. 

 

C. ‘the Holy Father’(성스러운 아버지), ‘Pontifes Maximus’(최고의 제사장)


‘그리스도의 대리자’ 외에도 로마 천주교가 교황을 부르는 여러 개의 다른 호칭들이 많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성스러운 아버지’(the Holy Father)와 ‘최고의 제사장’(Pontifex Maximus) 등의 호칭들이다. 세계 각국의 정치인들이 교황을 알현할 때에 ‘Holy Father’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영어 사전에서 이 단어를 검색하면 로마 천주교의 교황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성스러운 아버지’라고 호칭될 수 있는 분은 성부 하나님뿐이다. 성경에서 ‘거룩한 아버지’로 표현되는 분은 언제나 하나님 아버지이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하나님을 부를 때 ‘아버지’(요 17:1)라고 호칭하였다. 그러므로 사람인 교황에게 ‘Holy Father’라는 호칭을 사용된다는 것은 일어나서는 안 될 현상이다.


자주 교황의 이름 앞에 표기되는 ‘Pontifex Maximus’라는 호칭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Pontifex’라는 계정으로 자신의 트윗터를 개설하면서 더욱 회자되었다. 원래 이 말은 고대 로마에서 신들에게 제사하는 업무를 관장하는 국가의 사제집단의 수장을 의미하는 호칭, 즉 ‘최고 제사장’이라는 뜻이었다. 로마 제국의 기초를 놓은 천재적인 정치인 율리어스 카이사르에게 이 호칭이 사용된 후 모든 로마의 황제들에게 이 호칭이 부여되었다. 기독교를 공인하였으나 끝까지 태양신을 숭배하였던 콘스탄틴 황제도 ‘Pontifex Maximus’라는 호칭을 죽을 때까지 보유하였다. 진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그라시안(Gracian) 황제가 등장하여 이 호칭이 폐기(375년)하였는데, 나중에 교황이 이 호칭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Fontifex’라는 단어는 ‘다리’를 의미하는 라틴어 ‘Pons’와 ‘~하다’라는 뜻인 ‘Facere’가 합성된 말이다. 즉,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로마인들이 경배하였던 신들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였던 우상 제사장들을 뜻하는 말이었다. ‘Maximus’라는 말은 ‘최고’(great)를 뜻하는 단어이다. 사탄과 사람들 사이를 중매하는 최고의 무당을 뜻하였던 호칭이 지금 로마 천주교의 교황에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알고 나면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 호칭을 사용할지라도 용납될 수 없다. 기독교에서 하나님과 죄인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는 분(중보자, 딤전 2:5)은 십자가에서 죄인들을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뿐이기 때문이다.

 


천주교가 주장하는 교황제도의 근거


로마 천주교는 예수님의 12 사도의 대표인 베드로의 직분을 교황이 물려받았다고 주장한다. 베드로 사도가 최초의 로마의 감독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베드로가 로마에서 순교한 이후 후대의 로마 감독들이 그의 직분을 계승했다고 한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마 16:16-19)


로마 천주교는 성경의 이 내용에서 베드로가 고백한 예수님의 신앙을 교회의 기초라고 여기지 않는다. 대신 베드로라는 인간을 교회의 기초로 여긴다. 또한 영혼을 구원하는 참 복음을 전하는 베드로뿐 아니라 교회와 모든 복음전도자들에게 천국 열쇠가 주어진다고 보지 않고 베드로 개인과 그의 직분을 계승하는 로마의 감독들과 교황에게 주어진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베드로가 전체 교회와 12 사도를 대표한다고 불 수 있는 내용이 성경에 없다. 베드로가 로마에 갔다는 역사적인 증거도 없다. 사도 바울이 로마에 보낸 편지에 로마에 있는 많은 성도들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으나 베드로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사도 바울이 생애의 마지막 순간 감옥에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에도 베드로가 로마에 체류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없다.


베드로의 사도직은 구원계시인 성경과 신약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한 단회적인 직분이었다. 성경이 완성되고 교회가 설립된 후 사도직은 종결되었다. 최초의 사도들이 사망한 후 사도 직분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계승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12사도를 대표하였던 베드로의 사도직이 후대의 로마 감독들에게 계승되어 현재의 교황에까지 이른다는 천주교의 주장은 틀리다.



성모 마리아


로마 천주교의 또 다른 특징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으로 세상에 오시도록 쓰임 받은 한 여인을 신의 반열에 올리고 숭배하는 것이다. 로마 천주교에서는 예수님의 육신의 모친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실제적으로 존경을 받는다. 천주교 신자들은 급하면 성모 마리아를 먼저 찾으면서 은총과 자비를 구한다. 로마 천주교가 가르치는 성모 마리아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A. ‘무죄잉태’(The Immaculate Conception)


로마 천주교는 하나님께서 마리아가 무죄한 상태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도록 특별하게 섭리하셨다고 가르친다. 마리아가 아담의 원죄를 물려받지 않고 태어난 후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였다는 교리를 1854년에 공식적으로 결의하였다. 천주교 신자들은 마리아를 ‘온전히 거룩하신 분’, ‘죄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신 분’, ‘일생 동안 어떤 죄도 범하지 않으신 분’이라고 믿고 있다.


B.‘영원한 동정녀’


마리아가 요셉과 결혼했을지라도 육체관계를 금하여 평생 동정녀였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마리아의 몸을 통하여 출생하였을지라도 마리아는 처녀로서의 동정성을 상실하지 않았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님에게는 다른 육신의 형제들이 많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마 12:46, 막 3:31, 눅 8:19, 막 6:3,4, 요 7:5, 갈 1:19). 로마 천주교는 마리아의 영원한 처녀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식적으로 가르친다.


“태양 광선이 유리의 고체 물질을 조금도 깨뜨림 없이 뚫고 나가는 것같이, 더욱 교귀한 방법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출행하셨을 때에 당신 어머니의 동정을 완전무결하게 본래대로 보존하셨다.”(로마 교리 문답)


C. ‘마리아 승천’(Assumption of Mary)


로마 천주교는 1950년에 마리아 승천설을 공식적으로 정의하였다. 마리아는 죄 없고 완전하기 때문에 생을 마칠 때에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그녀의 육체를 하늘로 올리셨으므로, 그 육체가 지상에서 부패되지 않았다고 한다.


D. ‘공동 구속자’(The Co-Redeemer)


천주교는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출생시키는 순간부터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통하여 이루실 구원사역에 협력하였으므로,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구속주가 되었다고 한다.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께 희생 제물로 드리는데 큰 공헌을 하였으므로 예수님과 함께 죄인들을 구원하는 공동 구속자라고 가르친다. 로마 천주교는 제 2바티칸 종교회의를 통하여 다음과 같이 공식 정의하였다.


“하와의 불순종으로 묶인 매듭이 마리아의 순종을 통하여 풀렸다. 처녀 하와가 불신으로 묶어 놓은 것을 동정녀 마리아께서 믿음을 통하여 풀어주셨다.” 


“하와를 통하여 죽음이 왔고. 마리아를 통하여 생명이 왔다.”


“성모님께서는 당신 외아들과 함께 극도의 고통을 겪으시며 당신에게서 나신 희생 제물에 사랑으로 일치하시어 아드님의 희생 제사에 어머니의 마음으로 당신을 결합시키셨다.”


E. ‘천상의 모후’(Regina Caeli)


로마 천주교에서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Mater Dei)’라는 칭호와 함께 ‘천상의 모후’ 또는 ‘하늘과 땅의 모후’라는 칭호가 주어진다. 교황 비오 12세가 반포한 회칙 ‘천상의 모후께’(Ad Caeli Reginam)라는 문서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스라엘의 임금이며 더 나아가 하늘나라와 온 우주의 통치자이므로, 그 어머니인 마리아는 당연히 천상의 모후로 불러 마땅하다고 설명되어 있다. 교황 비오 9세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주님께서는 성모님을 하늘과 땅의 모후로 세우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모든 천사들의 무리보다 그리고 성인들의 계급보다 더 높이 올림을 받으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드님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님의 오른편에 서 계십니다.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모성의 기도로 가장 강력하게 우리를 위해 중재하시며 당신께서 원하시는 바를 얻으십니다. 성모님께서는 결코 실망하게 되실 수 없습니다.”


F. ‘중보 여인’(Mediatress)


로마 천주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보자”(Medator)라고 하고, 마리아를 “중보 여인”(Mediatress)이라고 가르친다. 마리아의 중보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며, 마리아를 “하나님의 아들과 함께 전 인류를 위한 가장 강력한 중보 여인이며 대언자”, “영광의 중보자”라고 부른다. 이는 마리아가 우리를 구원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권세를 가졌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천주교 신자들d ‘주님의 기도’(주기도문)과 함께 가장 많이 암송하는 ‘성모송’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들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천주교가 신자들을 가르치는 교리서에도 마리아의 중보하는 권세에 대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당신 아들이 십자가에서 죽을 때처럼 마리아께서는 우리가 죽을 때도 함께 계셔 주실 것이며, 우리가 저 세상으로 건너가는 시간에 우리의 어머니로서 우리를 맞아 천국에 계신 당신의 아들 예수님께로 우리를 인도해 주실 것이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677)



미 사


로마 천주교의 미사(Mass)는 개신교의 예배와는 다르다. 천주교의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 하나님께 현재 제사를 드린다는 개념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66번 항에는 천주교 미사의 본질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제사를 재현하는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명시한다.


“성찬례는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재현(현재화)하고, 이를 기념하며, 그 결과를 실제로 적용시키기 때문에 희생 제사이다.”


로마 천주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에서 최초의 미사를 제정하셨다고 한다. 마지막 날 유월절 만찬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대 제사장이 되어 자신의 몸과 피를 떡과 포도주 안에서 구현하여 최초의 주교들인 12 사도들에게 먹이셨고, 자신이 다시 오실 때까지 이 일을 반복하라 명하셨다고 가르친다. 천주교의 미사의 핵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신약의 사제(제사장)’로 임명된 천주교의 사제들이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337). 


그들은 떡과 포도주를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하게 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제들은 ‘축성’ 의식을 통해 떡과 포도주를 실제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화시킨다. 사제들은 그것을 하나님께 신자들의 죄를 속하는 제물로 올려드려 신자들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달래고, 또한 신자들이 먹게 한다. 천주교 신자들은 사제들로부터 떡을 받을 때 예수 그리스도의 실제 살을 받는 것으로 믿는다.


천주교는 예수님의 실제 살과 피로 변한 떡과 포도주를 ‘성체’, ‘영성체’, ‘성체 그리스도’라고 하며, 떡과 포도주를 하나님께 제물로 드리고 신자들이 먹는 의식을 ‘성체 성사’, ‘성찬례’라고 한다. 천주교는 축성된 떡과 포도주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항구적으로 현존하신다고 가르친다. 빵과 포도주 속에 예수 그리스도가 현존하시므로 신자들이 최고의 정성을 다해 그 앞에서 섬기고 경배하도록 교육한다.


천주교 신자들은 미사를 드린 후 남은 축성된 빵은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이므로 최대한 경배하여야 하고, 그 앞에서 기도를 올린다. 천주교 신자들은 사제들로부터 그 떡을 받아서 먹을 때 더욱 성화되고, 의로워지고, 신앙이 성장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떡을 받아 먹음으로 기계적으로 성화되고, 또한 축성된 빵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한다고 믿고 그 앞에서 경배하고 기도하는 것도 전혀 성경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미사의 정신과 원리는 성경에 부합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가 친히 대제사장이 되시어 자신의 흠 없는 몸을 우리의 죄를 위하여 하나님께 제물로 드림으로 속죄의 제사를 완성하셨기 때문이다. 구약 시대에는 매일 동물의 살과 피로 드리는 제사가 반복되었으나, 그것은 장차 나타날 완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제사를 상징하며 기다린다는 의미였다. 예수 그리스가 오시어 십자가에 달려 우리의 죄를 완전히 속하셨으므로 더 이상의 제사는 필요하지 않다.


“이 뜻을 좇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히 10:10)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 희생 제사를 마치실 즈음에 “다 이루었다”(요 19:30)라고 하시며 운명하셨다. 예수님께서 다 이루셨다는 것은 더 이상 반복되거나, 더 추가해야 할 남은 사역이 없는 것이다. 빵과 포도주에 대해서도 결코 예수님의 살과 피로 변하거나, 그 속에 예수님이 현존하신다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피 흘리고 죽으신 일의 의미를 깨달아 알고 ‘기념’(고전 11:24)라고 하셨다.



무르익은 천주교와 개신교의 연합


이런 많은 비성경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로마 천주교와 종교개혁자들이 가르침을 따르는 개신교단의 교회들이 연합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개신교회들이 자신들의 신앙의 뿌리와 정체성을 부인하는 행위이다. 로마 천주교는 더 이상 기독교에 속한다고 말할 수 없다. 최근들어 로마 천주교는 종교다원주의를 공개적으로 표방한다. 모든 타종교인들과 무신론자들이 하나님의 구원을 얻는다고 공개적으로 가르친다. 이제 더 이상 로마 천주교를 기독교의 한 종파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로마 천주교와 개신교회들이 가까워지면서 서로를 인정하는 연합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80년 이전까지는 개신교의 교회들이 천주교를 지극히 경계하였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천주교와 개신교회들 사이에 교류와 일치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차츰 분위기가 무르익더니, 1999년에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의 구원을 얻는가?”하는 문제에 대해서 개신교의 대표적인 교단인 루터교회와 로마 천주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2006년에는 기존의 루터교회-천주교 사이에 합의된 구원얻는 방식에 관한 공동선언문에 또 다른 대표적인 개신교단인 감리교회가 참가하여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였다. 그때 이 일을 주도했던 로마 천주교 측의 독일인 카스퍼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천주교를 중심으로 모든 개신교회들이 다시 불러모으는 천주교 중심의 통합운동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의 교회를 세우셨고, 하나의 교회를 원하십니다. 개신교뿐 아니라, 동방교회 등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가진 교회들이 신앙을 확인하고, 같은 성사(聖事)를 거행하며, 주교직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 일치운동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2013년에는 미국의 주요 개신교단의 교회들이 로마 천주교와 세례협정문을 체결했다. 로마 천주교에서 세례(영세)는 죄인을 의롭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신앙수단이다. 천주교는 세례를 받음으로 아담의 원죄가 제거되고, 그 영혼에게 ‘의’가 주입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성경은 오직 개인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향한 진실한 믿음이 하나님의 ‘의’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고, 세례는 그 사실을 표시하는 예식이라고 가르친다. 이것이 개신교회들의 세례에 대한 신앙인데, 대표적인 개신교단들이 로마 천주교의 세례와 자신들의 세례의 신앙이 같다고 합의를 본 것이다. 이는 로마 천주교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종교통합 운동에 주요 개신교회들이 동참하였음을 의미한다. 


다음과 같은 교단들이 로마 천주교와 세례협정문을 체결했다.


CRC(북미주개혁교회)

PCUSA(미국장로교회)

USS(그리스도연합교회)

RCA(미국개혁교회)


그리고 한국에서는 매년 1월에 로마천주교과 다양한 개신교의 교회들이 모여서 서로의 믿음이 같다고 고백하면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라는 것을 정성을 다해 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yBBvCW7SR8

 

(크릭하면 영상이 보입니다)



초교파주의를 태동시킨 은사주의


어떻게 천주교와 개신교 사이에 연합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을까? 다양한 것을 지목할 수 있으나 그 중의 하나가 방언 운동이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구원받은 신자에게 다시 임하는 성령세례의 징조로 방언을 강조하는 ‘방언-성령세례’ 운동은 1900년대 초에 개신교 안에서 먼저 일어났다. 맨 처음에 그 일이 일어날 때에는 ‘아주사 부흥’이라고 불리웠다. 그리고 후에 그 일이 더 광범위해지면서 ‘오순절 운동’ -> ‘은사 운동’ -> ‘신사도 운동’으로 명칭과 이미지를 달리하면서 온 세계 교회를 흔들었다. 방언 등의 현상을 추구하는 은사주의 부흥 운동은 사도들의 가르침과 기독교의 2,000년 역사 속에서 정립된 신학과 일치되지 않는다. 그러나 굉장한 마력이 있어 사람들이 한번 맛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대로 빠져들고 만다.


1900년대 초에 방언이라는 소리를 교회 속으로 도입한 사람들은 이단들이었다. 비성경적인 종말 성령부흥 운동을 추구하는 이단들에 의해 ‘옹알거리는 소리’ 현상이 대량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쓰러짐, 향기, 진동, 영서, 이상한 노래(방언찬양?), 이상한 춤(성령춤?) ... 등의 괴이한 일들이 함께 나타났고, 그리고 그것이 구원을 받았으나 능력이 없는 신자들에게 다시 추가적으로 임하는 ‘성령세례’라고 주장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괴이하여 복음적인 교회들에서 전혀 수용되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친화되었다. 처음에는 이 운동에 물든 사람들이 교회에서 치리받기도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교회들이 하나씩 하나씩 점령되어 이제는 이 운동에 대해서 분명한 자세를 취하는 목사들과 교회들을 보기 힘들게 되었다.


방언 운동은 개신교 내의 다양한 교단들 사이에 있는 도저히 타협할 수 없는 교리적인 차이들을 무마시켰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감리교는 인간이 스스로 예수님을 믿어 구원에 이르고, 또한 인간이 스스로 믿음을 버리고 타락하여 다시 구원을 상실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장로교회는 하나님이 구원주실 자를 미리 예정하고, 반드시 예수님을 믿게 만드는 불가항력적인 은혜가 임하고, 한번 구원이 임하면 영원한 하나님의 인치심이니 그 어떤 일로도 다시 구원을 상실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가 믿음에서 떠나도록 결코 방치하시지 않는다고 믿는다. 개신교 안에도 이러한 극복하기 어려운 교리적인 차이가 있었고, 교단들 간의 연합운동은 결코 쉽지 않았다.


60년대 이후 방언 운동이 개신교단의 교회들 속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달라졌다. 교리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는 개신교단의 교회들 사이에 “우리는 같은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고 있다!”라는 의식이 확산되었다. 은사주의로 말미암아 교리를 초월하여 연합하는 초교파주의가 태동된 것이다. 다음은 1990년대 중반에 플로리다 주 팬사콜라(Pensacola)에서 괴이한 웃음부흥을 일으킨 대표적인 은사주의 교회인 브라운스빌 교회의 존 킬패트릭(John Kilpatrick) 목사가 했던 말이다. 은사주의에 헌신된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이런 위험스러운 초교파주의 성향이 발견된다.


“성령의 흐름이 들어올 때 그것은 하나님을 따르는 모든 교단을 일으킨다. 나는 모든 교단에 속한 사람들 즉 침례교인, 감리교인, 장로교인, 루터교인, 감독교인, 그리고 카톨릭교인 모두를 사랑한다. 전에는 결코 모든 교단을 향한 그러한 사랑이 내게 없었다. 나는 모든 교단이 이 강에서 아이들처럼 뛰어들어 수영하고 노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다. 당신의 정체성이나 이름표, 취향 등은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다만 하나님의 영의 주권적인 운행만이 중요하다.”


성령은 진리의 영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대신하여 오실 보혜사에 대해 제자들에게 이야기하실 때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요 15:26, 16:13)이라고 하셨다. 그냥 성령이 아니고 ‘진리의 성령’이다.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의 말씀을 전파, 설명, 적용, 조명하시는 분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진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교리를 가진 종교(교파)에서 일하실 분이 아니다. 그런데 성령의 역사로 옹알거리는 소리를 내고, 다양한 신기한 현상들을 체험하는 은사주의에 물든 사람들은 왜 이렇게 믿음과 교리의 차이에 대해서 관대할까? 그런 자세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로마 천주교의 은사주의


비성경적인 옹알대는 소리(방언?)를 체험하는 부흥운동이 로마 천주교에서도 일어났다. 로저 오클랜드(Roger Oakland)의 연구에 의하면, 로마 천주교서의 은사운동은 1967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67년 2월 17-19일, 미국의 피츠버그(Pittsburgh)에서 어떤 카톨릭 교회가 ‘두케인 주말 수련회’라는 명칭의 집회를 개최하였다. 바로 이때 이미 개신교에서 일어나고 있던 ‘성령체험’이 크게 나타났고, 그 일이 로마 천주교에서 일어난 최초의 오순절 운동 집회였다. 다음은 로마 천주교의 은사주의자 패티 갤라거 맨스필드(Patti Gallagher Mansfield)의 책「새 오순절: 카톨릭 은사 혁신의 드라마 같은 시작」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후에 두케인 주말’(Duquesne Weekend)로 알려지게 된 그 수련회는 1967년 2월 17-19일에 있었다. 이 수련회는 일반적으로 카톨릭 교회의 은사 갱신의 시작으로 인정되었다. 이 수련회는 카톨릭 그룹이 성령세례와 성령의 은사들을 체험했던 첫 번째 사건이었다. 물론 ‘두케인 주말 수련회’전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은 카톨릭 교인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수련되는 카톨릭 은사 갱신 운동을 공식화하여 미국과 전 세계로 널리 퍼지게 되는 시작이 되었다.”


이 무렵부터 천주교 신자들에게 개신교 안에서 먼저 일어난 오순절 운동에 관한 책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개신교의 오순절 운동가인 데이비드 윌커슨(David Wilkerson) 목사의 책「십자가와 튀어나오는 칼」(The Cross and The Switchblade)과 존 쉐릴(John Sherril)의 책「그들이 다른 방언으로 말한다」(They Speak With Other Tongues)가 천주교 신자들에게 소개되었고,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영향받아서 은사주의 신앙에 친숙해졌다.


그 결과 천주교의 교리로 무장되었으면서 동시에 은사주의에 매료된 수 백 만의 로마 천주교회 신자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로마 천주교회의 중요한 교리들을 전적으로 믿고 따으면서 개신교의 아주사 부흥으로부터 시작된 비성경적인 성령체험 운동에 깊이 동화되었다. 이후 방언 운동은 로마 천주교 안에서 더욱 크게 불붙었고, 천주교는 그것을 성모 마리아와 연관시켜 더욱 신비하게 포장하였다.



일치운동의 수단이 된 은사주의


로마 천주교는 은사주의를 통하여 천주교와는 다른 교리를 가진 개신교 교회들을 천주교의 품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로마 천주교와 개신교의 연합의 물꼬는 트는 사건이 1977년에는 미국 미조리 주에서 일어났다. 로마 천주교, 루터교, 침례교, 장로교, 감리교, 성공회 등의 수많은 개신교회의 은사주의자들이 ‘은사운동의 제 1차 국제집회’라는 명칭의 대형집회를 열었다.


개신교의 교회들에 속한 사람들이 서로의 교리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모이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성경의 기독교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는 로마 천주교에 속한 사람들까지 그 자리에 함께 모인다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주 예수의 주되심 안에서 일치’라는 주제를 가지고 모여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집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한 가지였다. 비록 서로의 믿음은 다르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옹알거리는 방언현상과 다른 성령세례 현상을 체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음은 당시 이 행사를 보도하였던 한 신문의 기사이다. 준비위원장과 핵심 연사들이 모두 로마 천주교의 사람들이었고, 그 집회를 통해 교파간의 차이를 사라졌다고 보도되었다.


“약 50,000명의 은사주의자들 -로카 카톨릭, 루터교, 침례교, 성공회, 메노나이트, 장로교, 감리교, 그리고 무교파의 사람들 - 이 ‘주 예수의 주되심 안에서의 일치’라는 주제 하에 1977년 9월에 모임을 가졌다. 준비위원장은 로마 카톨릭 교회의 케빈 라나간이었고, 핵심 연사는 레온 수에넨스 추기경이었다. 남침례교의 루스 카터 스테이플튼은 ‘이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모두가 교파의 장벽을 헐어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라고 말했다.”(「Cherr Hill Courier-Post」, 1977년 7월 23일)”


로마 천주교와 개신교 교회들의 은사주의자들이 연합하는 이런 종류의 집회는 이후 미국에서 더욱 자주 열렸다. 1980년 9월에도 미국의 워싱턴에서 약 30만 명의 로마 천주교회의 은사주의자들과 개신교단에 속한 은사주의자들이 모여서 ‘예수대회’(Jesus Rally)를 개최하였다. 1981년에도 ‘81 예수대회’라는 명칭으로 이 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었다. 이 행사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고, 로마 천주교회와 개신교회들을 일치하게 만드는 운동의 바람직한 모델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81 예수대회’의 의장직은 천주교 사제인 제임스 페리가 맡았고, 펜실베니아 주에서 열린 ‘81 예수대회’에서도 로마 천주교회의 래리 톰크착과 교부 밥 맥도갈 사제가 함께 하였다. 그리고 약 31명의 개신교 은사주의자들이 이 행사에 참여하여 함께 연설하면서 교제하였고 매일 미사를 드렸다.


시간이 갈수록 천주교 측은 방언을 추구하는 은사운동을 매개로 개신교 교회들을 다시 천주교의 품속으로 끌어들이고자 시도했다. 교황 요한 23세는 1981년 5월 4-9일 동안 로마에서 개최되었던 ‘제 4차 은사운동 지도자들의 국제회의’에 참석하여 다음과 같이 연설하였다.


“이번 회의 장소로 로마를 택했다는 사실은 여러분이 교황청에 중심을 두며 믿음과 사랑의 카톨릭 연합 안에 뿌리를 둔다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특별한 표시입니다.”(교황 요한 23세)


“여러분이 우리의 분리된 형제자매(기독교인들)도 함께 나누고 있는 성령의 많은 은사를 체험했으므로, 성령이 우리를 이끌고 가는 통합에 대한 욕망 안에서 그리고 에큐메니즘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러분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여러분을 위한 특별한 기쁨이 될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교황 요한 23세)



WCC를 활성화시킨 은사주의


로마 천주교와 개신교의 연합을 추구하는 은사주의자들에 의해 WCC도 크게 힘을 얻었다. 대표적인 예는 1983년에 밴쿠버에서 개최되었던 제 6차 WCC 세계총회였다. 준비위원이 된 은사주의자들이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밴쿠버에 도착하여 순번을 정하고서 24시간 연속 집회와 중요한 참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24시간 중보기도’를 실시하였다. 6차 WCC 총회에서 연설했던 두 플레시스(David Du Loessis, 1905-1987)는 WCC를 위해 수고하였던 은사주의자들 가운데서 개신교와 천주교의 연합을 위해 가장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6차 총회에서 연설할 때 천주교 중심으로 개신교회들이 모여 연합을 이루는 종교통합 운동에 힘쓰는 은사주의자들을 알곡으로, 그렇지 않은 일반 사람들을 가라지로 표현했다.


“나는 지금까지 5번에 걸친 모든 회의에 참석했었다. 처음 참석했을 때 나는 가라지외에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알곡이 가라지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열린 ‘오순절세계협의회’(Pentecostal World Conference)에 WCC 사무총장 올라드 픽세 트베이트(Olav Fykse Tveit)도 참석하여 연설하였다. 그가 이때 전했던 내용을 전하는 신문의 기사를 보면 방언과 성령세례 현상을 추구하는 은사주의가 세계의 다양한 종교들 간의 대화와 일치 운동의 효과적인 수단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현대의 오순절 운동을 여러 교단과 인종, 계급을 하나의 기도, 선교, 심지어 새로운 공통의 언어로 묶어주는 운동으로 평가했다. 트베이트는 ‘해방시키며 새롭게하시는 성령의 능력은, 우리 모두로 하여금 우리가 어디에 와 있는지, 더 나아가 하나님의 은사를 찾기 위해 어떤 곳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준다.’라고 말했다. 연설을 마칠 무렵에 트베이트는 WCC와 오순절 운동이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해 노력해가는 ‘위대한 소망’에 대해서 역설했다.”(“WCC 사무총장 오순절 교회와의 협력강조”, 크리스찬타임즈 2010.9.2)



은사주의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


‘방언-성령세례’ 현상을 중심으로 하는 은사주의 부흥은 전 세계 교회들과 신자들에게 굉장한 힘과 영향을 미쳤다. 오순절 운동은 2,000년 교회사에서 나타난 그 어떤 것보다 크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었다. 그러나 이 운동의 결과를 냉철하게 분석하면 과연 성령의 역사하심인가? 하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 이 운동 때문에 기독교의 정체성과 특징이 변했기 때문이다. 사도들의 가르침(성경)이 절대적으로 중시되었던 기독교를 체험, 감성, 느낌, 희열을 숭배하는 기독교로 변질되게 만들었다.


지금 한국 교회의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교회 내에서 성령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무속주의이다. 무속신앙이 신자들에게서 저항받지 않고 교회 속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뭐든지 성령의 역사라고 가르치는 은사주의 때문이다. 세계의 다양한 종교들에서 옹알거리는 소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독교의 은사주의에서는 그것을 성경의 방언이라고 숭배하고 있고, 그 외의 다른 많은 우려스러운 일들을 성령체험이라고 가르친다. 이 때문에 무속주의가 쉽게 잠입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은사주의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경계하는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로마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불필요한 일이라고 한다. 적당한 선에서 협력할 때 협력하여 사회의 유익을 구하면 그만이라고 하고, 천주교에 대한 그 이상의 언급이나 연구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것은 현실을 잘 모르는 소리이다. 천주교는 기독교의 정체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위협하는 최악의 종교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천주교가 두려워서 피할 수 없는 싸움을 교묘하게 피하는 것이다. 이미 성경에서 멀리 벗어나 다른 종교로 전락한 천주교와 사도들의 가르침을 계승하기 위해 탄생한 개신교가 연합하는 운동을 방치하면, 결국 개신교도 천주교와 같아질 것이다. 천주교에 물들고, 천주교와 같아지면 개신교도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이 없는 종교가 되고 만다. 그래서 천주교를 중심으로 기독교와 다양한 다른 종교들이 모여드는 연합 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은사주의를 경계하고 계속 연구하여 성경의 성령의 역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는 일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개신교와 천주교가 영적으로 소통하는 움직임이 은사주의를 통하여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믿음과 교회의 건강을 위해서 은사주의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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